편린

라플루마 la pluma : 접객 좀 했습니다 / 카페를 다니는 이유

영삼이 2021. 11. 6. 16:41

 

 

 

 

 

커피뚜벅이님의 피드에서 고대 안암역 인근에 카페 라플루마가 생긴 걸 봤는데 오픈한 날 리브레, 프릳츠 등 한국에서 잘 나가는 카페브랜드 대표님들이 다수 참석을 했더라고요.

 

어떤 곳인지 너무 궁금해서 가봤는데 아쉽게도 주말에는 테이크아웃만 몇 종류 돼서 아이스 더치라떼 마셨는데 맛과 가격 모두 좋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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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앞 의자에서 몇 모금 마시다가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과 매장에서 잠시 얘기를 나누려는 찰나에 손님이 한분 오셨어요.

 

아직 오픈 초기라 매장 시스템이 안 잡힌 듯해서 그냥 제가 안내를 좀 했어요.

 

 

영삼이 : "주말에는 테이크아웃만 된대요."

 

손님 : "아 그래요?..."

 

         (카운터의 메뉴판 보면서) "그럼..."

 

영삼이 : "라떼 드세요. 아이스 더치라떼 맛있어요. 저도 방금 마셨는데 가격 대비 맛이 좋네요."

 

손님 : "아... (이상함을 감지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여기서 일하는 분이세요??"

 

영삼이 : "(태연한 표정으로) 아뇨 손님이에요."

 

손님 : (표정) 읭?

 

그분은 라떼를 주문했고 잠시 저랑 서서 가볼만한 카페 얘기를 주고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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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왜 난데없이 접객을 했는 지 이전에 카페를 다니는 이유부터 설명을 살짝 해볼께요.

 

몇 년 전 우리팀이 카페를 하나 할까 했었어요.

 

아내도 커피 좋아하고 해서 놀겸 사전작업 해볼겸 카페를 계속 다녀봤어요.

 

그러다 팀으로 카페를 하는 건 물건너 간 듯했고 처가에서 카페를 하는 방향으로 수정하며 또 계속 다녀봤어요.

 

커피까지 집에서 매일 브루잉 하다보니 커피와 카페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아졌고 

 

카페라는 한 축으로 요식업의 흐름이 보이니 또 재밌더라고요.

 

그리고 얘기했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교류하는 요식업 관련 선수(블로거)들이 식사와 술은 강한데 커피와 디저트는 대체로 약하더라고요.

 

예전에는 먼발치에서 그들을 동경하고 바라보는 입장이었기에 저의 장기로 커피 하나 정도는 키워가야 면이 서겠다는 생각을 했었네요.

 

지금은 용진이형님이 스타벅스코리아를 운영하고 계시니 제가 재롱이라도 부릴려면 앞으로 더욱 정진해야할 터이고요.

 

 

 

* 접객을 한 이유

 

저는 제가 좋아하는 것이나 사람에게는 매우 개방적이에요.

 

박진영형님이랑 비슷한 성격

 

뭔가 대박적인 카페가 집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신장개업을 했는데 커피도 맛있고 해서 애정이 생겼어요.

 

근데 플레이스에 주소만 덩그러니 있는 것부터 포스기에 제가 직접 금액과 확인까지 누르는 상황 등 전체적으로 아직 준비할 게 좀 있는 듯했어요.

 

이런 와중에 손님이 계속 한명씩 왔는데 접객이 잘 안 되는 듯해서 그냥 제가 했어요.

 

제가 해도 되는 거잖아요?

 

사장님이 접객하는 것보다 손님이 접객 하는 게 진짜 레알인 거 다들 아시죠?

 

이건 꿈인데 제가 접객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 나중에 돈이 많이 넉넉해지면 맥도날드나 동네카페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해볼까도 생각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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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강남의 어느 별정통신 다단계에서 일할 때였어요.

 

그때 전 역삼역과 선릉역 사이에서 길가의 아무에게나 짧은 설명과 함께 제 명함을 건네거나 전단지를 건넸어요.

 

그 사람이 반드시 제 명함과 전단지를 받게 하려고, 꼭 돈을 벌기 위해 밝은 표정과 음성으로 아주 적극적으로 건넸어요.

 

10명 중 8,9명은 받아갔으니 승률이 높았죠? 

 

 

 

이때 낯선 이와 말을 트는 것 자체가 저에겐 엄청난 해방감을 안겨줬어요.

 

어릴 때는 타인과 말을 섞는 걸 너무 힘들어했기에 그런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해방되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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