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커피

부산 김욱진커피

영삼이 2023. 9. 16. 12:51


현재 한국은 커피 춘추전국시대라고 생각해요.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무림의 고수가 100명은 넘을 것 같은?

저녁 먹고 산책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김욱진커피 매장은 딱 그런 느낌이었어요.

근데 뭔가 과잉된 자부심이 느껴지고 2번째 커피까지는 큰 임팩트가 없어서 사짜 같기도 했어요.

그러다 자스민 밀크티를 서비스로 한모금 마셔봤는데 대충격…

제 생애 원탑 밀크티였고 맛이 어찌나 매혹적이던지…

이때쯤 전자공학 작곡가였던 김욱진이 김환기 화백의 손자인 것 같다는 얘기를 듣게 되고…

(김환기 화백의 그림은 추상화인데 그 시대에 걸맞지 않게 모던하면서 깔끔하고 수학적 질서까지 느껴져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예술가)

3번째 커피는 강추 원두의 드립이었는데 마침 오늘 로스팅한 거여서 그런지 노 풍미… 로스팅 후 5일 지나야 풍미가 자리잡는대요…



김욱진은 황우석박사 같은 느낌이었어요.

사짜 같지만 뭔가 핵펀치를 갖고 있는 듯한…

집에 와서 그때 사온 원두 몇 가지 드립해봤는데 오늘 드디어 김욱진커피의 진가를 확인했네요.

코스타리카 산로케 내추럴…

사장님의 표현과는 다른 맛이었지만 산미가 부드러우면서 감미롭고 우아한… 이상적인 밸런스와 풍미…

튀거나 생소한 맛 아니지만 마시면 마실수록 좋은 생두와 정교한 로스팅이 빚어낸 맛 같다는 인상이 지배적이었어요.

사장님이 헤어질 때 즐거웠습니다 라고 하셨는데 그 인사말이 참 좋았네요.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