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생일을 맞이하여 평창 몽상가시골집 (운교산방)에 2박3일 여행을 다녀왔어요.
저희도 나이를 먹었는 지 신승훈, 박정운 오늘 같은 밤이면 등 옛날 노래 잔뜩 들으니 좋더라고요ㅋ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불이었는데요... 제가 불을 처음 피워봐서 그런지 불 피우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ㅎㅎ
이렇게 바베큐 한번 해먹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는ㅠ
제가 불을 피워보니까 요리랑 비슷하게 준비작업이 매우 중요한 거 같아요.
통나무가 불이 한번 붙으면 장시간 화력 좋게 타긴 하는데... 불이 바로 붙지 않더라고요ㅎ
큰 놈을 태우려면 잔가지와 불쏘시개 촉매제가 필요한 듯해요.
잔가지는 불 붙이면 바로 붙고, 특히 솔방울은 진액을 품고 있는 아이기 때문에 스타크래프트의 파이어뱃처럼 단시간 화르르 불타올라요.
* 꿀팁 : 건조한 계절에 산불이 잘 나듯이 나무는 미리 실내에서 바짝 건조시킨 뒤 태워야 해요. 수분기 있으면 불 안 붙음.
벽난로 처음으로 해봤는데 화력이 어찌나 좋던지 집안이 아주 후끈후끈했네요.
그래서 옛날 사람들 집에는 다 벽난로 같은 게 있었나봐요.
어두운 시골이라 그런지 별이 정말 많았는데요 (많은 데는 이거의 5배 정도)... 신기하게 별을 보고 있자니 막 무섭더라고요.
전 철저하게 우물 안 개구리 지구인이라서 그런지 우주에 지구 외에도 셀 수 없이 많은 행성이 있다는 것 자체가 순간 너무 사기 같았어요.
그리고 그 수많은 행성들 중에서 지구처럼 운 좋게 적절한 태양빛을 받아서 생명체가 살기 좋은 곳들이 있을 텐데
우주에 있을 수많은 외계 생명체들이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었어요.
완전히 지적 사기를 당한 듯한...
별빛을 보는데 아내처럼 그냥 아름답게 감상을 하지 못하고 불필요한 분별과 해석으로 오히려 당혹감만 잔뜩 받았던 시간이었네요ㅎㅎ
외계인 한번 출몰해주삼
여러모로 다양한 경험과 생각, 감상에 젖었던 시공간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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