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박훈정
배우 : 엄태구, 전여빈, 차승원
최근 시나리오 대박 쩌는 넷플릭스 한국드라마 <지옥>을 정말정말 재밌게 봤는데 아직 <검은태양>도 후기를 못해서...
이러다 영화 <낙원의 밤>은 안드로메다로 가겠다 싶어 짧게라도 해야겠단 결심?을 했어요.
킹덤 시즌1을 보면 류승룡형님이 초반에 이런 대사를 해요.
"정치는 하나를 주고 하나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전세계에서 저만큼 정치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텐데 (역대 대통령과 현재 활동 중인 유명 정치인 몇 명만 앎) 이 대사를 통해 정치를 한번에 이해했어요.
계산은 물건을 사고 팔 때도 하지만, 인간관계에서 훨씬 더 복잡미묘하게 작용한다고 봐요.
누군가와의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서로에 대한 계산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고
누군가와의 관계가 깨질 때는 서로의 계산법이 많이 어긋났을 때라고 봐요.
보통은 이런 마음이 들면 계산이 안 맞는 거라고 볼 수 있을 듯해요.
"내가 너한테 이만큼 했는데 너는 나한테 이 정도밖에 안 한다고?"
근데 이 계산이라는 건 매우 철학적이고 주관적이고 모호하다고 봐요.
물리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것도, 감정까지도 포함이 되기 때문이죠.
결론적으로 누군가와 째졌을 때 아쉬워하는 사람의 계산법이 합리적이지 못했다고 저는 생각해요.
인간관계에서 자주 아쉬움이 남는 사람은 자신의 계산법에 대해 깊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듯해요.
저랑 부모와의 관계는 좀 특이해요.
보통은 애기 때 부모와의 깊은 애착관계가 형성돼서 그냥 부모자식 간이라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어떤 절대성이 부여되고 그에 맞는 헌신적 뉘앙스의 계산법이 진행된다고 봐요.
어릴 때 함께 한 시간도 추억도 거의 없고 6학년 때 이혼한, 성인이 돼서는 몇 년 보고 몇 년 안 보는 어정쩡한 사이의 아빠가 이런 보편적인 뉘앙스의 관계를 깔고 5년쯤 전 저에게 3,000만원을 보조해달라고 했었어요.
(이번 한번만 제대로 도와주면 다시는 연락하지 않겠다고 했죠)
근데 이 계산법은 저에게 맞지 않았어요.
제가 3살 때 엄마가 큰 교통사고가 나서 3년 동안 대학병원에 있었고 그동안 아빠는 거의 본 적이 없으며, 저는 그 3년 동안 외삼촌이 키웠나 그럴 꺼에요.
3살이면 기억과 인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라고 보는데 저의 세상에는 유착관계가 강한 보호자가 없었던 거에요.
고아랑 비슷한 인식체계라고 볼 수 있을 듯해요.
그나마 엄마는 이후에 저를 잘 보살펴주고 대화도 많이 했지만 아빠와는 그런 것도 없었기에 거의 아무런 유착관계가 형성되지 못했어요.
극빈한 생활을 하고 있는 아빠가 돈을 달라고 했을 때가 제가 결혼을 준비하던 때였는데 이런 상황이다보니 아빠는 뒷전이 될 수밖에 없었죠.
아빠는 저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모든 관계와 상황에서 계산을 되게 못 하는 사람이었는데
다행히도 저는 아빠에게 큰 교훈을 얻고 계산법에 대한 좋은 영감을 많이 받은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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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를 알 수 없는 아빠와 여름쯤에 통화를 한번 했는데 허리 수술 5번 했고(횟수는 거짓말이라고 봐요) 현재 무직상태여서 또 저에게 돈을 요구하려는 듯했어요.
목소리 들어보니 아직 10년은 살 수 있을 듯하여 또 거절했고, 그만 힘들게 살고 2~3년 안에 인생 정리하고 편히 하늘나라로 가라고 했어요.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냐고요?
저 중학생 때 아빠가 엄마한테 꽃다발을 보냈는데 거기 엽서에 이런 말이 써있었어요.
"당신이랑 00(나) 죽일려고 권총을 사뒀으니 조심해"
중고등학생 때 잔인한 영화를 엄청 많이 봤는데 이런 사건 때문인 듯해요.
제가 아빠에게 인생 정리하라고 한 말은 진심이지만, 제가 돈을 많이 벌어서 경제적으로 많이 여유로워지면 아빠 꼭 도와줄 거에요.
되면 좋은 거고, 안 되면 어쩔 수 없죠.
참 승원이형님 첫 등장씬에서 마스크 카리스마가 너무 강렬해서 진짜 지릴뻔했어요 ㅎㅎ
영화 <낙원의 밤> 후기 드디어 완료... 진짜 재밌게 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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