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공주시 마티고개에 생긴 새로운 스타일의 평양냉면 전문점 마티냉면.
* 마티 (馬峙)
말이 있는 언덕이라는 뜻 (티의 한자음은 현재 "치"인데 "티"라는 한자음이 현대로 오면서 치로 변화된 것으로 보임).
옛날에 가난하지만 효심이 지극한 아들이 어느 날 한 차례 아프다가 깨어나보니 어떤 언덕에서 귀한 말 한 필을 얻게 됐고
그후로 말과 함께 돈도 많이 벌게 됐다는 마암리 효자 또는 마티고개 전설이 있다고 함.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581767&cid=51898&categoryId=54059
공주에서 먹방을 좀 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참시 맛집 동해원을 비롯해 진흥각, 장순루 등 붉은 면발의 짬뽕이 유명한 지역이에요.
이 동네에서 하얀 면발의 유가네칼국수가 맛있는 녀석들에 나오며 전국구 맛집이 됐는데 그곳의 사장님 부부께서 제 2의 도전으로 새로운 형식의 평양냉면집 마티냉면을 신규 오픈하셨어요.
한국에서 냉면이란 장르는 아주 꼬장꼬장한 음식이며 한번 성공하면 자손 대대로 물려받는 유산사업이라고 생각하는데
면발은 평냉의 기본기를 확실하게 가져가고 육수는 함흥냉면의 뉘앙스가 적절히 터치돼서 두 냉면 장르의 장점만 절묘하게 조화된 아주 영리한 음식을 내놓으셨다는 인상을 받았네요.
#짱드셈
새로운 업장이고 새로운 형식을 선보이지만 제대로 만들었다는 문구가 매장 내 많이 보이는데 가장 큰 이유는 쓴메밀을 쓰기 때문이에요.
서울에 이름만 대면 전국민이 알 정도로 유명한 평냉집들 많죠?
쓴메밀이 몸에 좋은 루틴 함량이 7배나 많지만 단가가 비싸서 보통은 단메밀만 쓰거나 쓴메밀을 소량 첨가하는 형식이라고 해요.
물냉 한 그릇 가격이 9,000원인데 지방이고 월세 부담이 적어보이는 도로변 주유소 옆에 위치했기에 좋은 재료로 합리적인 가격에 내놓을 수 있는 거 아닌가 싶어요.
제가 전을 그렇게 즐기는 스타일이 아니고 특히 녹두전은 뭔가 퍼석한 식감 때문에 더욱 좋아하는 음식이 아닌데요...
노릇노릇 바삭바삭하게 갓 부쳐낸 전은 일단 맛 없기 힘들더라고요.
그리고 맛 자체도 일반 전에 비해 전혀 부족함 없어서 사이드로 기본 1개는 주문해도 좋을 듯해요.
전에서 스타트가 괜찮다 싶었는데 석쇠불고기를 먹고 한방 먹었네요.
떡갈비의 고장 담양에서 딱히 맛있는 고기류를 먹어보지 못했는데요...
탄력 좋은 육질에 과하지 않게 아주 적절한 단맛이 감도는 감칠맛, 누구나 맛있게 먹을 퀄과 풍미인데 이 밸런스를 잡는 게 참 어렵구나 하는 생각을 했네요.
마늘과 적당히 매콤한 고추의 선도가 좋으니 꼭 같이 드셔보세요.
밑반찬을 뒤늦게 먹어봤는데 역시 기본기가 탄탄하네요.
하얀무는 유가네부터 시작된 사장님부부의 시그니처 반찬이니 don't miss.
마티냉면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할 메인 물냉면.
면발은 메밀의 쌉싸름한 풍미가 충분히 나고, 탄성은 너무 강하지도 없지도 않은 딱 중간...
육수는 고기, 동치미, 과일, 아주 소량의 꿀을 넣으셨다고 하는데 제가 평냉 먹으면서 장충동 평양면옥 외에 항상 느끼던 육수 감칠맛의 빈곤함을 딱 보완한 맛이었어요.
저희 동네에도 하나 생겨주면 안 될까요??ㅋ
평냉집에서 비빔냉면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고 딱히 맛있게 먹은 적도 별로 없었던 거 같은데요...
와 감칠맛 밸런스 쩔었어요.
쓴메밀과 매운맛의 조화가 어려운 영역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걸 이뤄낸 느낌이었네요.
불고기랑 같이 먹어도 좋지만 녹두전과 함께 먹으면 좀 더 풍미가 좋은 듯해요.
이 정도 퀄이면 신생업장이긴 하지만 공주맛집으로 여겨도 괜찮을 듯해요.
공주, 세종, 천안의 경계점에 있으니 근교 나들이나 이동 시 휴게소 맛집으로 생각해도 좋을 곳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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