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해외 유명 영화제에서 상 받은 영화들을 많이 보고 그런 영화들이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완벽한 타인>처럼 짜임새 좋고 메시지 전달력도 좋은 영화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생겼어요.
제 기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에 비견할 만큼 인간의 속성을 잘 그린 한국영화라고 생각되네요.
영화는 초반에 코미디, 후반에 파국으로 치닫는 양상으로 진행되는데
감독이 설치해놓은 초반 웃음트랩이 100개라면 100개 다 걸렸던 듯해요.
최근 몇 년 중 가장 많이 시원하게 웃었으며, 살면서 본 영화 중 가장 웃겼네요.
유해진에게 관심을 가져본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정극에 매우 뛰어나던데요?
연기 속에서 또 다른 (게이) 연기를 하는 모습이 과하지도 모자르지도 않고 딱 적당해서 그 섬세함과 정교함에 놀랐어요.
폰교환의 새옹지마 씬은 탁월했네요ㅋㅋ
퀸메이커의 백재민 이전에 준모가 있었네요.
막연히 이서진은 취미로 연기하는 줄 알았는데 진심이었군요...
(예전에 대학교 과선배 중에 남자다운 외모에 의리 운운하는 선배가 있었는데, 사주 공부한 다른 선배가 그 선배 사주를 보더니 의리 있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의리 별로 없다 라고 면전에서 했던 말도 문득 떠올랐었네요ㅋ)
윤경호가 이렇게 연기를 잘했나요?
아주 조곤조곤 씹어먹으면서 연기를 하던데요? ㅎㅎ
성질 내는 거 말고 이런 차분한 연기가 훨씬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태생적으로 차별과 무시를 받는 신분으로 살면서 정작 본인은 타인에게 매너 있게 행동하지 않는 모순과 이중성은 아주 좋은 인간의 그림이었어요.
조진웅은 다 알면서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비운의 남자…
"야 너 똑바로 얘기해봐.
넌 지금 내가 너한테 말을 안 한 게 문제냐
아님... 내가 게이인 게 문제니?"
누구나 가지고 있는 세개의 인생.
공적, 개인, 비밀...
이재규 감독님 앞으로도 좋은 작품 많이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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