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다닐 때인가 강원도 사북에서 잠시 살았었는데 부모님이 맞벌이인 제 또래의 남자형제 2명이 매일 계란볶음밥을 해먹더라고요. 초등학교 2학년 때인가 사촌집에 갔더니 제 또래의 남자형제 2명이 가스렌지 앞에서 라면을 아주 능숙하게 끓여먹더라고요.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던 저에겐 큰 충격이었고, 그 후 일주일에 한번은 라면을 끓여먹으며 살아온 것 같아요. 고등학생 때 3년 동안 기숙사 생활을 했어요. 기숙사생활의 하이라이트는 야식인데, 돈 없는 학생에겐 당연히 라면이 진리였죠. 근데 기숙사에선 음식조리가 불가했기에 라면을 냄비에 끓여먹을 수 없었어요. 부탄가스 사용은 위험했고요. 그래서 라면봉지에 정수기의 뜨거운 물을 넣고 몇 분 기다린 뒤 먹는 시스템이 보편화돼 있었고, 가격도 저렴하고 면발도 금방 익..